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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街道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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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 - vol.01 - 韓国語

投稿日:20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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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하나 있으세요?”
“아~ 예.”
 

 젠장‘예’란다. 여자가 담배 피우는걸 일본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보다 싫어하면서 놀라서였을까? 난 ‘예’라고 대답함과 동시에 친절하게 불까지 붙여주었다.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안보는 척 하면서 슬금슬금 바라보니 담배를 많이 피워본 것 같지는 않다. 다행이다. 아니지 다행이고 뭐고 할게 뭐 있나? 더 이상 그녀에게 시선을 보낸다면 나를 그렇고 그런 넘으로 여길 것이 분명할거라는 혼자만의 상상으로 신경을 끓기로 했다. 덕분에 나도 담배 하나를 물었다. ‘젠장 끊어야 되는데~’


“사진 찍으시나 봐요?”
“아~ 예~”


 오~ 이런 멋들어진 대답을 보았나! ‘아~ 예~’라니 이건 대화하기 싫으니 저리 꺼지라는 말과도 같지 않은가. 그래도 그녀는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사진 찍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군요?


 이럴 때면 나의 개똥철학이 어김없이 흘러 나온다.


“사진 찍기 좋은 날씨란 없다고 생각해요. 그때 상황에 맞는 감성과 그 감성을 표출할 수 있는 적당한 기술만 있으면 되죠.”
“그렇군요.”


 젠장 두 번째 대답마저 형편없었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어쩌나 나에게는 그녀가 물어본 세가지 모두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사람 없는 평일에 남산꼭대기에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해본 것이 처음이라 그럴 태지만 누가 그런 경험을 쉽게 하겠는가? 내가 먼저 말을 걸면 되겠지만 난 그런 엄청난 위인이 못된다.
 사실 내가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난 거의 늘~ 혼자 남산에 오른다. 실연을 당해 특별히 고독을 즐기겠다는 생각도 아니고 등산화도 없는 내가 남산을 등반 하다가 낙상사한 동료를 기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내가 그런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두가지 오해 모두 싫지만 특히 실연은 더 싫다. 변변한 여자친구 한번 사귄적 없던 나로서는 너무 처량하지 않은가? 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다르다. 나를 무슨 아마추어작가나 사진학과 학생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한마디로 폼으로 들고 다니는 것이다. 물론 사진을 찍지 않는건 아니지만 36,000번 정도 남산을 오른 나로서 이곳은 우리 집보다 더 익숙하다. 아까의 개똥 철학과는 다르게 나는 이런 익숙한 곳에서 피사체를 찾기란 웰리를 찾는 것 보다 어렵다.


 삼세번이라 했던가? 그렇게 세번의 질문 이후엔 그녀는 말없이 묵묵히 담배만 피웠다. 그리고는 먼산만 바라보았다. 특별히 할 일도 없는 나도 앞을 바라보았다. 앞서 말했다시피 36,000번은 바라본 풍경이다. 역시나 바뀌는건 계절과 흘러나오는 뻔한 음악 뿐이었고 다른 모든 광경은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았다. 허나 날씨는 별로였지만 오늘의 음악은 나쁘지 않았다. ‘Good-bye sadness’ 그렇게 나의 슬픔도 날아갔으면...
 이렇게 음악을 들으며 남산정상에서 담배 한가치.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나 어김없이 이 모근 것들의 끝이 찾아왔다. 음악도 담배도 만남도 영원한건 없다. 세번째 것은 앞의 두개 보다는 길순 있어도 그래도 모든건 끝이 있다. 하여튼 위의 세가지가 거의 동시에 끝났다. 음악은 끝났고 담배도 모두 타 들어갔고 그녀도 슬슬 산을 내려가는 모양이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을 하려다 말았다. 앞서 말했다시피 난 그렇고 그런 놈이 아니다. 사실 그렇고 그런 놈보다 더 그런 놈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이게 나의 방식이고 오늘이라고 이런 나의 행동방식을 달리 해야 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렇게 그녀는 우리만의 공간에서 떠나갔고 나는 좀더 있기로 맘을 먹었다. 더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던건 아니고 내가 그녀를 따라가는 것으로 오해 받는 것이 싫었다. 느낌이 오겠지만 난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변변히 만난 사람이 없었던거다. 뭐~ 5년 정도 더 혼자 있으면 지금의 이순간이 후회되겠지만 그것보다 내가 이순간을 기억 못한다에 한 5만원 정도 걸어도 자신있다.

‘Good-bye sadness’도 담배도 그녀와의 공간도 사라진 나로서는 다시 완전 할일없는 나로 돌아왔다. 이럴 거면서 여길 왜왔을까 하면서 난 주기적으로 이곳을 찾는다. (대외적으로) 사진이 취미인 나는 충무로에서 현상과 인화를 한다. 그러나 이곳에 올때면 어김없이 필름중에서 5~6컷이 남아있어서 이를 소진한다는 명목으로 남산한옥마을을 거쳐서 이곳으로 올라온다. 남산한옥마을도 남산타워도 별반 특이한 피사체를 던져주지 않지만 침대에 누우면 TV를 켜는 것처럼 당연히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한다. 5~6컷을 버리기 아까워서……
 오늘은 사실 (여자직원이 무지하게 불친절한)단골현상소에 필름현상을 맡기고 시간이 남아 필름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때우러 올라왔다. 그러려면 이곳에서 20분은 더 있어야 대충 시간이 맞아 떨어지는데 너무 자주 온곳이라 뭘 해야 할지 몰랐다. 필름도 장전하지 않은 카메라로 작품활동(그냥 그렇게 부른다)을 할 수도 없고. 하긴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어느 이름 모를 사진의 고수가 그랬다고 한다. 오케이!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보자! 20분 아니 10분만이라도……
 쉽지 않았다.
 한쪽 눈만 감아도 답답할 판에 작은 직사각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건 계단을 만나면 목이 부러진다는 등식과도 같은 것이라 주의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창피할건 없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이라 봤자. 외국인 관광객, 노점상아주머니, 나같이 사진기 들고다니는 사람을 저주하는 사진 찍어주고 돈을 받는 할아버지와 나 그리고 우리만의 공간에서 떠나간 그녀. 그녀? 그녀?! 그녀!
 아니 왜 여기있는거야? 젠장! 날 레인맨의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눈빛이다. 뷰파인더로 보니 더욱 그렇게 보인다. 도망갈까? 아님 진짜로 자폐증환자 인척할까? 저혈압인 나의 혈압이 정상혈압으로 진입함을 느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게 정답일까? 아~네이버~ 하여튼 난 카메라를 내려놓고 그냥 살짝 웃었던 것 같다. 확실한건 그녀는 전혀 웃지않고 있었다는 것.


“사진 좀 찍어주세요.”


 사실 나는 이때 필름이 없다고 솔찍히 말하고 나를 저주하는 할아버지에게 안내했어야 했다. 그러나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예?”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예? 어떤 사진이요?”


 혹시 나만큼이나 남산이 시시한 듯 걸어 다니는 비둘기를 찍어달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니……


“제 사진이요.”
“어떻게 찍어드릴까요?”
“그건 알아서 해주세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흠~ 어떻게 찍어드려야 하나?”


 모험은 시작되었다.


“이쪽으로 서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구도 아니 필름을 자주 버리는 구도 구석에 그녀를 넣었다. 그리고 노출을 맞추는 척하고 초점 또한 몇 번 왔다갔다했다. 필름도 없는 카메라라서 의미 없는 동작이지만 나의 알리바이라고하면 적당한 표현일까? 필름이 없는걸 걸리면 죽는다. 그녀에게 맞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전에 창피해 죽을 것이다.


‘찰칵’


“고맙습니다.”
“더 안 찍어 드려도 될까요?”
“아니요~ 고맙습니다.”
“내 그럼 조심히 내려가세요~”


 도대체 왜 찍어달라고 한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녀는 그렇게 떠나갔다.
 간단하게 연락처를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별로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고 더 중요한건 그녀의 사진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만날 명분을 찾을 수도 없었다.
 평소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필름도 없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나로서는 그런 그녀와의 기묘한 만남이 허무하게 끝나버린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담배한대를 더 피우고 충무로로 내려와서 현상소에 도착해 새로운 필름을 끼우려 카메라뒷판을 열고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현상소 직원에게 말했다.


 “아니! 필름이 있잖아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약간 물러서서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나를 얼짱 각도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물론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대답도 없었다. 최대한 기민하게 사진기 뒷판을 닫았다 아마 지금까지 그렇게 순발력있게 행동한 건 다른집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간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의 인생중의 행동에서 빨리 움직였다고 생각하는것 뿐이지 그리 날랜스타일도 아닌 나의 순발력으로 계산했을 때 최소1/2초 정도의 빛이 필름 속으로 스며든건 분명했다. 그래서 몇컷을 찍은지도 모르는 필름을 현상할까 고민했지만 고민의 시간 또한 1/2초도 안되었다.


“현상해 주세요. 나온 건 모두 인화도 부탁 드립니다.”


 친절한 말투로 나의 필름을 접수해주었지만 나를 바라보는 각도와 미간의 모양은 그대로였고 그런 직원을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직원의 표정 따위는 나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렇게 필름을 맡기고 나는 한옥마을이나 남산에 오르지만 방금 다녀온 길이고 자리를 뜨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사실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나는 필름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런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진 찍기 전에 행하는 거의 모든 일련의 동작을 생략했었기 때문이었다. 노출은 물론 초점도 그리 신경에 두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바라보고 있기에 사진프레임에만 주의를 기울였었다. 사실 프레임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역광에서 그녀를 향하여 찍은 것이 다지만……
 그렇게 사진을 기다리며 그녀를 생각했다. 왜 혼자 그런 시간에 그곳에 있었을까? 모르는 나에게 담배를 빌린 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지만 왜 나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을까? 자신의 사진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나를 저주하는 남산꼭대기의 일회용사진사 아저씨에게 부탁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수월하며 자연스러운 방법이었다. 인도의 사람들처럼 자신의 존재를 남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 혼자 생각해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실을 상상하고 있을 때 아까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운 눈빛으로 직원이 말했다.


“필름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근대 인화된건 없나요?”
“내. 필름상태가 좋지않아 인화될만한 사진은 없는거 같아요.”


 아~ 젠장 그러면 그렇지. 나는 천천히 필름을 살폈다. 아니 오랫동안 볼것도 없었다. 전체가 투명한 필름중에 단 한컷만이 희미한 형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투명하다 하겠지만 지금의 나처럼 의미를 부여하고 바라봤을 때의 표현으로 희미한 형상이란 얘기다.


“최대한 보정해서 이사진 찾을 수 없을까요?”
“아마도 쉽지않을거 같은데요?”


 그런건 나도 안다. 그렇지만 나는 히든카드를 받아 원페어가 되는 상황이어도 콜을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신경써서 부탁 드리겠습니다.”
“잘 나올지 장담은 못드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말했지만 그런건 나도 안다.


“내.”

 

 사진을 받아든 나는 허무했다. 사실 신경써서 찍어도 잘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아 사진결과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노출이니 구도니 하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형상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이건 미니멀리즘의 결정판이라 할만했다. 보이는 거라고는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의 라인과 희미하게 보이는 그녀의 라인 그리고 그나마 선명하게 보이는 해님 정도였다.
 잰장…

 

 가끔 같은 이유로 남산을 올랐지만(이후에는 항상 여분의 필름을 챙긴다.) 그녀는 커녕 비슷한 경험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에게 남산은 TV홈쇼핑처럼 의미 없는 그렇지만 항상 발길을 향하는 점점 가치를 부여하기 힘든 공간이 되어갔다.
 변화가 없는 감정은 소멸된다고 했던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의 매우 짧은 기억력이 그녀를 지워갔고 나날이 사진실력은 형편없어져 갔다. 그렇지만 사진과 나는 예전보다 더욱 친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여러 친숙한 존재들이 나와 멀어졌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전보다 홀로 여행 다니고 사진 찍고 하는 일이 더욱 많아졌고 술집에 혼자 들어가는 것도 그리 낯설지 않았고 나름 그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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